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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를 함부로 대하는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은 행복할까

앤의스토리 2026. 5. 21. 18:37

지난주, 만 2세 반 대체교사로 어린이집에 갔던 날의 일이다.
처음 출근했던 날보다 긴장은 덜했고 아이들과도 조금 가까워졌다고 느끼던 순간이었다. 아이 둘의 손을 잡고 화장실에서 나와 천천히 복도를 걷고 있었다.
그때 원장의 날 선 목소리가 복도를 가로질렀다.
“선생님, 그렇게 걸으면 아이가 벽에 부딪히잖아요.”
아이는 다치지 않았고 복도 벽은 안전 쿠션으로 되어 있었다. 만 2세 아이와 손을 잡고 걷는 느린 속도였다. 하지만 상황보다 더 당황스러웠던 건 사람을 얼어붙게 만드는 말의 태도였다.
정색한 얼굴, 차가운 말투.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다. 열심히 하려고 애썼던 하루가 한순간에 작아지는 기분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그 장면이 계속 떠올랐다.
그곳의 선생님들은 늘 긴장 속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누군가 계속 지켜보고 있다는 압박감, 실수하면 안 된다는 분위기. 어린이집 전체 공기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아이들을 향한 따뜻함보다 “오늘도 문제 없이 지나가야 한다”는 긴장감이 먼저 느껴졌다.
그런 환경에서 과연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충분한 사랑과 여유를 건넬 수 있을까.
보육은 단순 노동이 아니다.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고 기다려주고 반복해서 반응해주는 감정 노동에 가깝다. 그런데 교사 자신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공간에서는 마음이 점점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어쩌면 그곳의 선생님들도 이미 많이 지쳐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오늘 간 어린이집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선생님,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짧은 인사였지만 마음이 이상하게 편안해졌다. 실수를 감시당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아이들을 돌보는 동료처럼 느껴졌다.
따뜻하게 말을 건네주는 원장님, 웃으며 대해주는 선생님들.
그런 분위기 속에 있으니 내 안의 긴장감도 조금씩 풀어졌다.
신기하게도 내가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자 아이들이 더 사랑스럽게 보였다. 손을 한 번 더 잡아주고 싶고, 눈을 한 번 더 맞추게 되었다. 아이의 작은 말에도 더 다정하게 반응하게 되고 웃음도 훨씬 자연스럽게 나왔다.
억지로 만들어내는 친절과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다정함은 분명 달랐다.
그날 나는 깨달았다.
교사를 향한 존중은 결국 아이들을 향한 사랑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사람은 누구나 존중받을 때 가장 좋은 모습을 꺼내 보인다. 반대로 날 선 말과 감시는 사람을 위축시키고 마음의 여유를 빼앗아간다.
좋은 어린이집은 시설만 좋은 곳이 아닐지도 모른다.
교사를 사람답게 존중하는 곳, 서로를 따뜻하게 대하는 분위기가 있는 곳. 어쩌면 그런 공간에서 아이들의 웃음도 더 건강하게 자라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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